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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3. 김장 준비를 도운 11월의 공방 나들이

미친도사 2013. 11. 24. 12:28

어제는 공방 가는 날. 그런데, 두 달에 한번 있는 아이들 태권도 심사날이기도 하지요.

태권도장에 가서 심사를 받고 공방으로 향합니다.

뒤에 서있는 아이들이 규영, 세영.


이번 주말에 공방에서 김장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김장 준비를 돕게 되었지요.

도착하니 이미 보경이네와 희원이네가 배추 다듬어서 절이는 걸 돕고 계십니다.

약 300포기 가량된다고 하네요.



저도 옆에 한켠에서 배추 자르는 걸 도왔습니다. 흠흠.

사장님은 배추 자르고 절이는 일 마무리될 즈음에 맞추어서 간식 준비를 해주십니다.

바로 작업 공간이 될 공방 안에서 해물 파전을 부칩니다.


술은 희원 아버님께서 최근에 만드신 홈메이드 맥주 3종 시음회로 시작합니다.


희원 아버님은 와인, 막걸리에 이어 요새는 맥주에 푹 빠지셔서 맥주를 만들어 보고 계시죠.

몇 번의 시도 끝에 이번엔 큰 실수가 없었다면서 갖고 오셨어요.


미묘하게 다른 맛일 맥주 시음을 위해 잔도 여러개 갖고 오셨어요. 마침 부침개도 잘 부쳐져서 나왔어요.


아이들은 부침개에서 오징어 빼먹으면서 하하호호 거리며 먹고...


어른들은 새로운 맥주 맛 보면서 서로의 의견을 냅니다.


희원 아버님의 내심 기대작은 3번 맥주였는데, 많은 분들이 1번이 좋다고 해서 조금 아쉬워 하신 듯.

모두 에일 맥주인데, 3번 맥주가 좀 향이 강하고 쓴 맛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좀 더 진하고 독한 맛이랄까?

세가지 맥주 모두 우리가 평소에 먹던 맥주보다 훨씬 맛있는 그런 맥주였어요.


그리고, 저녁 먹을 시간... 고추장 삽겹살~~~~!!!


몇 달 전에 처음 선보여서 큰 호응이 있었던 고추장 삽겹살. 어제도 큰 인기였습니다.

직화로 좀 굽다가 옆의 철판으로 옮겨서 먹기 좋게 잘라집니다.

아이들도 젓가락 들고와서 먹어가면서 좋아합니다.



전에도 그런 표현했지만, 소주를 부르는 바로 그 맛입니다.

밖에서 적당히 잘라서 접시에 담아 비닐하우스 안으로 와서 철판에 데워가면서 저녁을 먹습니다.


먹을 게 너무 많아서 행복한 식탁.


고추장 삽겹살, 야들야들한 배추가 들어간 된장국, 나물들, 깻잎, 총각김치, 시원한 백김치 등등... 밥 한 숟가락에 함께 먹어봐야 할 반찬이 너무 많습니다. 거기에 소주 한잔... 아으~


푸짐하게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들. 매달 가는 곳이고, 8-9년이 되었지만, 늘 좋습니다.

아이들도 잘~ 먹고는 마당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놀이를 하며 놉니다.


저녁을 잘~ 먹고, 뒷정리도 후다닥한 후에, 김장 준비를 도우러 다들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들어가다가 사장님이 작업대 만들고 계시길래, 따라 가서 작업 공간 준비를 도왔습니다.


평소엔 아이들과 함께 목공하는 다이 위에 나무 틀을 고정하고, 거기에 비닐을 씌워서 김치 양념 만드는 작업대로 만드셨습니다.

바로 두어시간 전에 우리가 부침개 부치고, 맥주 마시던 그 작업대인데 말이죠. 그냥 뚝딱하면 만들어집니다.


양념이 바닥에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얇은 패드를 깔았습니다.


다 깔고 나서 집으로 들어갔더니 다들 무우 채썰기를 하고 있더군요.


엄마들은 무우 표면 정리. 아빠들과 공방 아들 현동씨는 채썰기 ...

저는 무우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기 시작하다가 채썰기 중에 부상입은 희원 아버님 대타로 채썰기를 도왔습니다.

보경 아버님은 완전 빠릅니다. 오~~


이렇게 모두 함께 작업을 해서 만들어진 무우채를 큰 비닐 봉지에 담아 아까 만든 작업대로 이동.


무우채만 쏟았는데, 작업대가 꽉찹니다.


여기에 부추 등의 야채 붓고... 보경 아버님 자세 나옵니다. 캬~


고추장 한 다라이 붓고 ...


열심히 버무립니다. 고무 장갑 여유가 없어서 저는 대기 및 현장 기록 담당.


열심히 양념을 버무리는 동안, 밖으로 흘러내리는 양념들 닦는 것도 제 일 중 하나.


그 많던 무우채와 양념들이 어느 정도 버무려지면서 숨이 죽자 ...


갓 투하.


이렇게 생 갓은 처음 봤습니다. 그냥 먹어봤는데, 쌉싸름한 게 아주 맛있네요.

한참을 버무리는 동안 사장님은 또 간식거리를 마련해 오셨습니다.


족발~!!!


잘 버무려진 양념을 보니, 저는 갑자기 소면이랑 비벼먹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 얘길 꺼내자마자 사모님이 소면을 삶아오셨습니다.

큰 양푼이에 담긴 소면에 조금 전에 버무려진 김치 양념을 넣어서 비빔 국수 즉석 제조!!!


접시에 나눠 담아서 비빔 국수를 먹어 봅니다.

완전 대박 인기!!!

살짝 매운데, 여기에 족발을 하나 얹어서 국수와 후루룩 입에 넣으니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아까 그리 밥과 고기를 많이 먹었음에도 맛있는 국수에 다들 열광하며 먹었습니다.

아이들도 맵다면서 맛있다고 많이 먹더군요.


이렇게 일 도와드리고 배부르게 먹고 10시 반이 좀 넘은 시간에 다들 헤어졌습니다.

본격적인 김장은 일요일인 오늘 오후에 할 거라고 하는데, 지금쯤이면 열심히 김치 속 넣고 계실 듯.

오늘은 보쌈 준비할 거라고, 오라고 하셨는데 궁금하기도 하고... 못 가서 아쉽기도 하고...

내년엔 일요일에 도와드리는 걸로 하자는 둥 이런저런 얘길 했네요.


작년 김장은 제가 무슨 일이었는지 못 가서 함께 하지 못 했는데, 이번엔 조금이나마 도왔습니다.

매달 맛있고 즐겁게 보내는 공방의 맛있는 김치를 우리가 좀 도왔다는 것이 좀 기분이 좋네요. 하하.


일도 하고, 아주 잘 먹고, 색다른 맥주 맛도 보고, 이런 저런 얘기 나누면서 보낸 시간들이 모두를 행복하게 한 그런 공방 나들이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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