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2014.7.27. 정성하 - Monologue 발매 기념 공연 @ 서강대학교 메리홀 #공연후기

미친도사 2014. 8. 7. 07:15



제가 성하군을 알게 된 것이 2008년입니다. 벌써 6년을 거의 꽉 채웠네요.

작은 초등학생이었던 성하군은 이제 고3의 나이가 되었고 키도 저보다 더 커요.

그러면서, 올해 벌써 다섯 번째 풀렝쓰 앨범을 내었습니다.


1집 Perfect Blue와 2집 Irony는 독일에서 울리 뵈게르스하우젠 (Ulli Boegershausen)의 프로듀싱으로 녹음을 했고, 프로젝트 앨범 The Duets와 3집 Paint It Acoustic는 일본에서 타나카 아키히로 (Akihiro Tanaka, 田中彬博)의 프로듀싱으로 녹음을 했지요.



1, 2집이 울리 선생의 스타일대로 깔끔하고 산뜻한 연주로 들린다 하면, 프로젝트 앨범과 3집은 젊은 타나카 아키히의 영향인지 살짝 거칠고 쌩(生)기타 소리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네번째 솔로 앨범 Monologue는 처음으로 한국의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한국의 엔지니어와 함께 성하군이 프로듀싱하였습니다.

4집에 대한 공식 언론 자료는 여기 클릭.. http://www.yes24.com/24/Goods/12804891?Acode=101



함께 한 사운드 엔지니어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을 했던 분이라는 데, 그 아티스트들이 재즈적인 성향이어서 그런지 이번 앨범은 재즈 음악의 톤이 느껴집니다. 아직 10대 청소년이기에 계속 발전하는 그의 작/편곡 실력과 연주 기량을 느끼기엔 충분하지만, 락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톤이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


공연 날짜가 잡혔을 때, 이번 앨범을 공연에서 들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음은 CD를 들었을 때의 제 느낌 때문이겠지요.


이번 공연은 온 가족이 다같이 보기로 했습니다. 규영이와 세영이와는 2011년 4월에 성남 아트센터 공연을 본 적이 있지만, 아내는 그보다도 훨씬 전(2009년?) 핑거스타일 카페 거리 공연에서 한번 본 적밖에 없어 단독 공연은 처음으로 보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을 보니 성남 공연이 있었던 2011년이면 3년 전일 뿐인데, 그 때엔 우리 애들도 무척 어렸고, 성하군도 귀여울 때였네요. 흠.


이번 공연 장소는 서강대학교 메리홀이라는데, 그리 크지 않은 공연장이라네요.

신촌은 집에서 가기 멀어요. 공연은 6시. 집에서 3시쯤 나섰습니다. 예상 이동 시간은 1시간 반.

버스 타고, 갈아타고 ... 기어이 서강대학교 도착.


신촌을 많이 가본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게 가본 건 아닌데 서강대학교는 처음이었네요.

일요일이라 그런지 학교도 조용하고, 메리홀은 교문에서 멀지 않아 쉽게 찾았습니다.


공연 시간이 1시간 반 이상 남았는데도 보러 온 사람들이 많아요.

전부터 그랬지만, 갈수록 기타 들고 온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사인 받으려는 사람들일 듯.


공연 전에 팬카페 운영자 중 한 명인 한줄두줄님과 1집 발매 기념 공연 때부터 알고 지낸 미느즈우님 만나서 인사했어요.

한줄두줄님은 함께 팬카페 운영한 게 몇년 되는데, 처음 만났네요.


공연 기획사 김대표님이 보이길래 인사하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눴어요.

요즘이 가장 바쁠 시기라 그런지 많이 피곤해 보이시는 듯.

2010년 메일로 성하군의 공연을 맡도 싶다고 제게 연락을 주셔서, 성하군 아버님께 전해 드린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성하군의 국내 공연을 맡아 진행해 주고 계십니다.


공연 시작 전에 잠깐 성하군과 부모님 만날 시간이 되어서 대기실에서 셋리스트를 보았어요.

본다고 곡들이 다 기억날 정도는 아니지만, 사진이 그럴싸 해보여서 화질은 나쁘지만 한 컷 슬쩍 끼워 넣어 봅니다.


인터뷰 중인 성하군 모습도 하나 끼워넣고... 이건 한줄두줄님이 찍으신 것.


공연 시간이 임박하자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공연장이 작다더니 사람들 수로 봐서는 그리 작은 공연장은 아닌 것 같아요.

들어가 봤더니... 오우~ 꽤나 멋진 공연장입니다.

좌석수도 그리 적지 않고요.


제가 다닌 대학교는 이런 규모의 공간은 없었거든요. 수업을 위한 대강의실은 있었어도...

어쨌든 학교 안에 이런 시설이 있다니 좋네요.


성하군의 무대는 이렇게 아담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뒤에 스크린이 있어 공연 전에는 성하군의 뮤직 비디오가 상영(?)되었습니다.


공연 전에 기획사 대표님 얘기로는 VJ가 있어서 공연 중의 연주하는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화면에 뿌려줄 거라 하더니, 저런 무대였군요.


무대를 다시 잘 보면, 바리톤 기타과 우쿠렐레가 있습니다. 대기실에 메인으로 쓰는 기타가 있으니 이 날의 기타는 총 세대.

작년 여름 공연에서는 위의 세가지 기타 이외에 클래식 기타, 전기 기타, 12현 기타까지 도합 6대의 기타로 꾸몄는데, 이번엔 단출할 듯. 기타가 많아서 볼거리는 많았지만, 조금 산만했던 지난 여름 공연을 생각해보면 이번 구성은 괜찮을 것 같다는 예상을 해보게 됩니다.


작년 여름 솔로 3집 발매 기념 공연 후기는 여기...

2013/07/27 - [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 2013.7.6. 정성하 'Paint It Acoustic' 발매 기념 공연 @ 서울 나루 아트센터


공연 시작 시간이 되니, 영상과 함께 성하군 신보의 첫 곡 First Step이 녹음된 것이 흘러 나옵니다.

에..? 오프닝을 CD로??라는 생각을 잠시 하는 순간 성하군이 기타를 들고 나와서 가볍게 인사하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추어서 연주를 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 그 꼬꼬마가 저렇게 근사한 청년이 되었습니다.

꼬꼬마 시절의 다른 이의 게스트로 나왔을 때 공연 본 이야기 하나 남겨 봅니다.

2009/01/08 - [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 2009.01.07. 기타리스트 김광석 3집 발매 기념 콘서트


차분한 곡인데, 중간 중간에 하모닉스라고 프렛부분을 살짝 짚으면서 나는 소리가 예쁘게 들어간 곡이지요.

제목 그대로 첫 곡으로 무난할 수도 있겠으나, 예전의 Irony처럼 처음부터 화려한 주법으로 관객들을 확~ 사로잡는 곡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곡이 끝나선 자긴 컨디션 좋다면서 인사와 함께 관객들의 호응을 바란다는 언급을 강하게! 하네요. 1부에선 자작곡 위주로 할 거라 말도 했고요.


두 번째 곡은 역시 신보의 곡. Sunset in Paris

두 번의 프랑스 파리 방문의 기억을 곡으로 써봤다는데, 경쾌한 것이 멋진 곳을 구경하는 듯한 가벼운 발걸음 같은 느낌이에요.

이 곡을 들으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일본에서 녹음한 3집부터는 어쿠스틱 기타의 쇠줄 위에서 손이 이동하면서 나는 스크래치 음들이 참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울리 선생의 프로듀싱 앨범인 1, 2집에선 이런 느낌을 거의 느낄 수 없지요. 하지만, 기타를 치다보면 날 수 밖에 없는 이 스크래치 음을 저는 참 좋아하거든요. 3집부터는 이 소리가 적당히 들어간 것이 참 좋습니다


이 곡이 끝나곤 자작곡들만 해서 졸지 말라네요. 하하. 친구들과의 추억을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라면서 Lost in Memories를 시작합니다.

흠. 중고등학교 남자 애들이 노는 기억이 이렇게 얌전할 수가 없는데, 얜 뭐지? 풉.


다음엔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좋아하냐는 질문을 하자, 누군가가 숨돌릴 틈도 없이 바로 큰 소리로 '예!'라고 외쳐서 성하군도 살짝 놀라고 다들 하하하. 라퓨타 주제곡을 네 개의 파트로 나누어 각각 다른 느낌으로 편곡을 해보았다고 소개를 했습니다.

처음은 살짝 졸리려 할 정도로 차분하고 느리게 시작하여선 경쾌한 춤곡 같은 느낌으로 바뀌고, 다시 조용하면서 살짝 슬픈 느낌으로 바뀌었다가 마지막은 뭔가 여운이 느껴지는 듯 하모닉스가 섞인 연주로 마무리됩니다. 앨범에서 들을 땐 이런 변화를 잘 모르고 지나쳤는데, 설명을 듣고 들으니 색다르고 좋습니다.


이젠 바리톤 기타로 갈아 맵니다. 엇. 기획사 대표께서 직접 악기 바꾸는 걸 도와주시는군요. 직원 시키시지... ^^;;

조용한 곡만 연주하다간 자기가 졸 것 같다면서 저음이 풍부한 바리톤 기타를 위해 만든 곡 두 곡 중에 신곡 Flaming을 연주합니다. 톤이 낮으니 좀 더 묵직한 느낌에 화려한 주법이 많고 적당한 빠르기에 적당한 긴장감이 있어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이런 스타일 아주 좋아요!!!

역시 관객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성하군이 반응 좋다면서 신나합니다.


다음 곡은 3집 수록곡 중에 바리톤 기타를 위한 Gravity. 교류하는 수많은 기타리스트들 중에 자기랑 나이차가 제일 적고 (10살!!!) 친한 일본의 타나카 아키히로가 제목 정해준 곡이라 소개했습니다. 이 곡은 앞선 Flaming보단 느린 미드템포의 곡인데, 바리톤 기타의 저음이 전반적으로 매력적으로 깔린 것이 제목 참 잘 정했네 싶었습니다. 중간중간에 화려한 태핑으로만 구성된 부분이 있어 멋지기도 하고요.


작년 여름 공연 때까진 바리톤 기타 자작곡이 Gravity 밖에 없어 한 곡은 다른 아티스트 곡을 했는데, 이젠 자기 곡으로만으로도 바리톤 기타의 매력을 충분히 전하는군요. 이번 바리톤 기타 신곡은 당분간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레파토리가 될 듯합니다. 바리톤 기타로 두 곡을 연주하곤 다시 자신의 메인 기타를 메고 일어서서 준비합니다.


조율하면서 뮤직 비디오 얘길시작합니다. 유튜브에 올린 연주 영상들이 대부분이 집에서 소파에 앉아 연주한 건데, 처음 뮤직 비디오를 찍어 보았다며 집에서 밤에 연습하다가 하늘의 별을 보고 곡을 만들어 봤다고 곡을 소개하네요. 이 얘길 듣는 순간 제 머리 속엔 서울에 살았으면 못 만들었을 곡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하군은 충북 오창에 살거든요. 피곤할 때 들으면 잠 잘~ 올 것 같은 몽롱함이 있습니다. 뮤직 비디오에도 천체 동영상들이 포함되었지만, 세계적인 천체 사진 작가인 친구 권오철의 영상을 보면서 들으면 멋질 것 같습니다. 하하.


1부의 마지막 곡이라면서, 2부 마지막에 앵콜을 많이 부탁한다고 뻔뻔하게 얘길합니다. 하하. 많이 능글능글해졌습니다. 마지막 곡은 제목이 공모를 통해서 정해진 곡이라면서 Sprint. 자신은 하늘, 바람 이런 걸 생각하고 만든 곡이라네요. 제목 얘길 들으니 갑자기 Earth, Wind & Fire의 공연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전력질주라는 느낌은 좀 안 들었는데, 적당히 신나고 화려한 연주였습니다.


1부 순서가 끝났습니다. 선곡과 배치를 잘 해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자작곡들을 재미있게 선보였네요. 2부도 기대됩니다.

아내와 규영이는 꽤나 재미있게 본 듯하고, 세영이는 조금 지루한데, 자리가 제일 앞자리라 연주에 방해될까봐 긴장을 많이 했나 봅니다. 하하.


2부엔 성하군이 맨손으로 올라와서 게스트를 소개하였습니다. 성하군의 연주를 듣고 기타를 치기 시작한지 2년 정도된 기타리스트 김지희씨라는데, 장애가 있다고 합니다. 무대에 올라온 젊은 여성 기타리스트는 이런 무대가 조금은 낯선 듯하게 살짝 긴장한 모습이었으나 어떤 장애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성하군 사인이 있는 기타를 들고 일본의 마사키 키시베의 Dandelion이란 곡을 연주했는데, 원곡이 그리 화려한 곡은 아닌 듯하지만, 차분한 것이 아름답더군요. 두 번째 곡은 성하군이 편곡한  You Raise Me Up을 성하군과 함께 연주했습니다. 보통 성하군 공연에 다른 기타리스트들과 듀엣을 할 때엔 성하군이 메인 멜로디를 연주하고, 다른 이들이 백업을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날은 성하군이 다른 이의 백업을 해주는 모습에 성하군이 이젠 많이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몰라서 공연 후에 집에 와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김지희씨는 지적장애가 있는 아가씨인데, 2년 전쯤에 기타를 배우기 시작할 즈음에 성하군의 영상을 보고 "엄마 나 이거 가르쳐줘"라고 하면서 핑거스타일 기타를 시작했다 합니다. 그러면서 이제 성하군과 함께 무대에 오르게 되었네요.


EBS에서 김지희씨의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던데, 참고로 링크...

http://www.ebs.co.kr/replay/show?prodId=584&lectId=10185947 


이제 다시 성하군 순서의 본격적인 2부가 시작됩니다.

2부는 우쿨렐레로 시작합니다. 요새 우쿨렐레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데, 관객들에게 칠 줄 아는 사람 손들어보라 했는데 별로 없었어요. 우쿨렐레 곡은 영화 Frozen의 주제곡 Let It Go. 원곡의 멜로디를 그대로 우쿨렐레로 편곡했는데, 재밌네요. 좀 더 음이 풍성한 기타로 연주하는 것도 좋을 것 같더군요.


다시 성하군의 메인 기타로 바꿨습니다. Michael Jackson의  Thriller를 납량특집으로 준비했다 하네요. Adam Rafferty라는 미국의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가 편곡한 곡입니다. 무대 뒤에 영상으로 혹시나 Thriller의 뮤직 비디오 일부가 나올까봐 좀 걱정했습니다. 제가 국민학교(!!) 6학년때 친구 집에서 이 뮤직비디오를 보고 저녁에 집에 오는데 얼마나 무섭던지... 딱 그만할 즈음의 우리 애들이 혹시 그 뮤직비디오로 무섭다할까봐 제가 조마조마했어요. 풉.. 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기타줄을 좀 긁으면서 소음을 내는 걸로 처음 시작을 했습니다. 다행히 원래 비디오는 안 나왔어요. 관객들의 박수 소리에 맞춰 곡이 연주되었네요.


다음은 자신이 빅뱅의 팬이라면서 태양의 '눈, 코, 입'이란 곡을 연주하네요. 원곡을 모르는데, 차분한 곡이네요.


잔잔하게 여행가고 싶게 하는 곡이라 소개한 김동률의 출발은 익숙한 멜로디에 풍성한 베이스 라인이 원곡과는 다른 느낌의 잔잔함이네요. 제목만으론 원곡이 기억이 안 나는데, 곡을 들으니 아~ 이 곡...


이번엔 신곡이라고 소개했는데, 관객석에선 계속될 성하군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그런 고요함... 그런데, 성하군은 뭔가 신곡이라 하면 뭔가 환호성이 기다려졌나봅니다. 

[정성하] 신곡이라 하면 이 즈음에서 뭔가가 ...

[관객] (이제서야... -_-) 우와~~~

풉... 좋아하는 걸 기다리는 그런 느낌을 생각해보면서 들어보랍니다. 

대놓고 흥겨운 곡은 아닌데, 전체적으로 밝고 고개를 까딱까딱하게 하는 그런 예쁘고 많이들 좋아할 만한 곡이네요.

끝나고 좋냐는 질문에 어디선가 '완전 좋아요!' 하하하. 신경 썼단다.


마지막 곡은 Libertango의 코타로 오시오의 편곡 버전인데 좀 길지만 웅장하고 풍부하단다. 주 멜로디가 긴장감 있게 진행되어서 꽤나 길었지만 그리 지루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곡이었습니다. 중간중간에 다양한 주법과 마지막 부분의 기타를 때려 내서 주멜로디와 리듬을 이어간  부분 등 볼거리도 많아서 마무리 곡으로 아주 좋았네요.


끝남과 함께 성하군은 마이크 없이 큰 소리로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무대 뒤로 들어갔고, 관객들은 박수와 함께 큰 소리로 앵콜을 외치면서 성하군을 불러냈습니다. '예~ 바로 그거죠!' 하면서 성하군이 관객들의 반응에 웃으


재미있었나요?라는 질문에 다들 큰 소리로 대답.


마지막 곡은 변태 튜닝이라면서 살짝 튜닝 시간이 길었는데, 튜닝하면서 얘길하길 예전엔 곡들마다 튜닝을 맞추는 시간이 길어서 이번엔 그걸 줄이는 방향으로 선곡을 했다고 하네요. 어쩐지 예전에 비해 곡과 곡 사이에 기다리는 시간이 짧더라니 튜닝이 비슷한 곡들을 이어서 배치하여 중간의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도록 곡을 모았나 보군요. 아주 바람직합니다!


Again. 개인적으로 신보에서 가장 맘에 드는 곡. 친구들과 놀고 헤어질 때 아쉬움에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는 맘이 든다면서 밖에서 만나자는 마지막 인사와 함께 마지막곡을 시작했습니다.  뭔가 즐거움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그런 곡이네요. 성하군의 설명을 듣고 나서 들어서인지 더 그런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곡이 끝나자마자 큰 박수와 함께 우다다 몰려 나가는 사람들. 아내와 아이들도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무대 정리하러 나오신 성하군 아버님과 기획사 대표께 인사하고 밖으로 나가니 크허... 로비에 사인받으려는 줄이 벌써 깁니다. 어떤 꼬마가 기타 하나 들고 제일 앞에 서 있네요. 로비 꽉 찼네 하면서 밖으로 나오니, 으허... 이건 밖에도 줄이 깁니다.



그리 큰 공연장 아니었는데, 관객들 대부분이 사인받으러 줄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번 공연은 지금까지 공연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 일단 곡과 곡 사이의 튜닝 시간이 많이 줄어 지루함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말빨이 늘고 여유가 생겨서 공연 전체를 더욱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네요.

- 연주가 한결 편안한 것이 기량 뿐만 아니라 더 자연스러운 작/편곡 실력도 한층 성숙해진 것 같았습니다.

- 무대 뒤에 스크린이 있어 배경 영상 혹은 성하군의 연주를 클로즈 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좋기도 했지만, 연주하는 성하군을 보는 데 살짝 방해가 될 때도 있더군요.

- 최근 두 장의 앨범으로만 구성이 되어 개인적으론 좀 아쉬웠습니다만, 두 장으로만 해도 이렇게 재밌게 공연이 꾸며지는구나 싶기도 해서 좋기도 했고요. 역시나 신보의 곡은 재즈 톤이 많이 느껴지는 스튜디오 앨범보다 훨씬 제겐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 작년 여름에 여섯 대의 기타를 들고 나온 공연보다 어쩌면 다양함은 덜했다 할 지 몰라도, 산만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론 우쿨렐레보단 소리가 풍부한 12현 기타가 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봤네요.

- 팬카페와 네이버 핑거스타일 기타 카페 회원들이 많았기에 나중에 판매된 인터파크의 연령별 정보가 맞다고 할 수 는 없지만 20대와 40대가 많다네요. 흠...




- 첫 곡이 끝나고 누군가가 지각을 해서 우리 가족 바로 뒷자리에 앉았는데, 규영이가 귓속말을 합니다... "아빠, 악동뮤지션 왔어". 작년에 K-Pop 스타 우승한 10대 남매 악동 뮤지션이 성하군 공연에 구경왔더군요. 작년에 K-Pop 스타 보면서 저 친구들이 성하군이랑 친하게 지내면 참 좋겠다 싶었는데, 어찌 둘(셋?)이 이어졌나 보네요. 중간 쉬는 시간에 악동뮤지션이 발빠르게 사라졌다가 공연 다시 시작하기 직전에 나타났는데 알아본 몇몇 관객들이 사인해달라 해서 잠시 주변이 어수선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오빠 찬혁군이 '성하 공연이니 이러시면 곤란해요'라는 식으로 사인을 무한정해주는 걸 적당히 무마시켰습니다. 이 친구들도 공연 잘 봤겠죠? 악동 뮤지션 다음 곡은 핑거스타일 기타가 살짝 들어가려나요? 하하하. 왠지 이번 성하군 공연에 악동뮤지션 CD를 들고 가고 싶더라니... 쩝. 하여간 멋진 젊은 두(셋?) 아티스트가 서로 좋은 관계 유지해서 멋진 음악 많이 하면 좋겠네요.


[SET LIST]


1. First Step

2. Sunset in Paris

3. Lost in  Memories

4. Carrying You (Theme from Laputa)

5. Flaming

6. Gravity

7. The Milky Way

8. Sprint


Intermission


9. Dandelion (Guest: 김지희)

10. You Raise Me Up (Duet with 김지희)

11. Let It Go (Ukulele, from Frozen)

12. Thriller (Adam Raffery version)

13. 눈.코.입 (태양)

14. 출발 (김동률)

15. Waiting (신곡)

16. Libertango  (Kotaro Oshio version)


Encore

17. Again


여기까지가 공연 얘기... 공연 이후 얘기 이어가 봅니다.


집에 사인이 많아서 그런지 아이들은 사인받는 것에 대해선 그리 관심이 없고, 저녁을 못 먹어서 배가 고프다고 난리입니다.

방학이고, 일요일인 대학 앞이라 그런지 조용합니다.


좀 생각해 보다가 이태원의 인도 음식점에 가기로 했습니다. 타지팰리스라는 곳인데, 예전에 DVDPRIME의 게시판에서 소개되어 알게 된 곳입니다.

몇 년전에 명동점이 생겼다기에 아이들과 명동 나들이 갔다가 들러선 아주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지요. 처음 먹어본 인도 음식점이었는데, 다들 인도 음식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었던 곳입니다. 명동점은 없어져서 인도 음식점이 가끔씩 생각나서 얘기하곤 했는데, 신촌까지 간 김에 이태원점을 가보기로 한 것이지요.


서강대 앞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네요.

생각보다 찾기도 쉬웠고요.


탄두리치킨, 버터 치킨 커리, 난 3종 세트 주문해서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난 3종 세트는 보통 / 마늘 / 버터 이렇게 세가지인데요, 모두 쫄깃쫄깃한 것이 아주 좋아요!


먹고 나선 바로 앞에 있는 터키 음식점에서 아이스크림 사먹었습니다.


'꽃보다 누나'던가 거기서 터키 아이스크림이 소개되었다죠? 아이스크림 자체는 그리 대단한 맛은 아닐 수 있는데, 아이스크림을 담아 줄 때 긴 막대기로 수차례 비벼(?) 주는 것이 아이스크림의 질감을 다르게 하나 봅니다. 완전 쫄깃쫄깃한 것이 아주 인상적이네요.


이렇게 가족 모두가 함께 공연보고, 이태원에서 잘 먹고 집에 왔습니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생기길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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