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사흘째입니다.
이 날은 지브리 미술관 가는 날입니다. 지브리 미술관은 미리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고 제한된 인원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인을 통해 입장권을 구입해둔 상태였습니다.
이튿날은 마츠야에서 아침을 먹었는데, 이 날은 스키야(スキヤ)에서 먹어보기로 합니다.
스키야는 제가 자주 출장 가는 츠쿠바에서 매일 아침 식사하는 곳이어서 제가 좀 좋아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복잡한 거리도 한산하네요.
여기도 덮밥 위주인데 넷이서 모두 다른 덮밥을 주문했습니다.
이렇게 주문했는데, 규영이가 제 것을 한번 먹어보더니 맛있다며 가져갔습니다. ^^
쇠고기 덮밥에 마요네즈와 어떤 야채 있는 건데 제가 오래간만에 먹어보려했더니 규영이가 쌰~악 가져갔습니다.
다들 맛있게 먹어서 흐뭇하네요.
밥 먹고는 편의점 가서 아이들은 군것질 거리 하나씩 사고, 아내는 100엔짜리 원두 커피 마십니다.
100엔짜리 원두 커피 맛있다며 즐겨 마시더군요.
지브리 미술관은 도쿄에서 서쪽으로 한참을 전철을 타고 가는 곳인데요, '미타카'역에 내리니 지브리 미술관으로 가는 노란 예쁜 버스가 보입니다.
알고 보니 이 버스가 지브리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게 아니고 미타카 시에서 전철역과 미술관 사이를 다니는 버스를 이렇게 꾸민 것인가 보더라고요. 정류장에서 왕복 티켓을 구입해서 탑승하고 고고~
도착하니 해당 시간에 입장하는 사람들을 줄을 세우고 있습니다.
저희가 줄 선 곳에 경비실처럼 생긴 건물에 토토로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
미술관 주변 이정표도 마치 애니메이션의 소품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저 뒤에 덩쿨로 뒤덥힌 건물이 미술관 건물.
다들 예쁜 건물에 입장 전부터 사진 많이들 찍어요.
덩쿨로 뒤덥힌 미술관 벽. 안에서 책자를 보니 원래 알록달록한 색이었는데, 덩쿨로 뒤덮인 건가 보더라고요.
입장 전부터 재밌습니다~!
인터넷으로 구매한 입장권은 실제 입장권이 아니고 교환권입니다. 그걸 실제 입장권으로 바꿔주는데요.
애니메이션 필름 컷으로 꾸며진 입장권이에요! 예쁘죠?
제 것은 무슨 만화인지 잘 모르겠네요.
실내에선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 지브리 미술관에 사진 몇장 있는 페이지 링크 남깁니다.
http://www.ghibli-museum.jp/en/welcome/
고전적 의미의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수많은 그림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잖아요. 그걸 설명하는 방이 있는데, 그 예로 그려진 혹은 만들어진 것들이 너무나도 아기자기 예뻐요. 말로 설명할 수가 없어 아쉽네요.
그리고, 미술관 안에 영화관 같은 것이 있길래 줄서서 단편 영화 하나를 봤는데요, 아이들은 안 보겠다는 겁니다. 그래라~ 하고선 저희만 봤는데 처음 보는 건데 너무 귀엽고 재밌는 거에요. 보고 나와서 아이들에게 보라고 다음 시간에 밀쳐넣고 저희는 다시 구경을 했습니다. 어디에 뭐가 있나 확인하고 나서 애들이 나올 시간. 애들도 역시 재밌었다고 좋아하네요.
2층 문 밖에 있는 카페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 핫도그, 스프 등으로 간식을 먹었어요.
의례 이런 곳에서 파는 음식이 뻔하다 생각했는데, 나름 개성있는 맛이어서 좋았습니다.
밖에 나온 김에 옥상 정원도 올라갔는데요, 아~ 라퓨타의 그 큰 로봇이 짜잔~
정말 그냥 막 미소가 지어집니다. 영화 장면도 좀 생각나기도 하면서 말이죠.
실내의 제일 윗층엔 샵이 있는데요. 아우~ 여기 완전 끝내줍니다.
한국에서 있었던 지브리 관련 전시회를 다 가봤지만, 여기는 여기서만 파는 아이템이 엄청 많습니다.
원래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들이 캐릭터들도 예쁘지만 풍경도 예쁘고 그 소품들이 예쁜 게 무척 많잖아요.
그런 것이 실물로 있으니 정신을 못 차리겠더군요. 그만큼 비싸기도 하지만, 그 금액이 납득이 될 정도로 좋더군요.
모두 나름 고민고민해서 몇가지 구입하고 나왔습니다.
마당에 나가보니 여기도 뭔가 영화 장면 분위기로 꾸며놨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곳 같기도 하고, 키키의 택배 서비스의 빵집 같아 보이기도 하죠?
군데군데 저렇게 검댕들이 숨어 있습니다.
물내려가라고 만든 맨홀 뚜껑 역시 지브리다운 디자인.
전날 무척 힘들게 다녔음에도 이 곳에서는 다들 신나게 구경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바라보니 라퓨타 로봇이 멀리서도 보입니다.
기간을 정해두고 전시 내용이 바뀐다고 하니 다음에 또 가보고 싶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미타카 역으로 와서는 그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점심 메뉴는 돈가스~
일본어로 뭐라고 읽는지는 모르겠는데, 우리네 발음으로 '복가'라는 작은 식당이 보이길래 들어갔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곳인데, 일본스러운 분위기가 좋습니다.
메뉴의 사진과 더듬더듬 읽은 일본어로 각자 먹을 걸 골랐습니다.
햐~ 맛있어요! 이렇게 일본 사람들이 주로 먹는 식당들이 가격대비 맛과 양이 많아 좋습니다. 하하.
점심 먹고 나서는 패밀리 마트 원두커피 한잔. 이것도 100엔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오전은 지브리 미술관에서 보냈으니, 오후는 오다이바에서 시간을 보내보려 합니다.
다들 피곤했는지 이동 중에 잠이 들었네요.
이동 중에 신바시란 동네를 거쳐가는데, 아내가 인터넷 검색하다가 작은 구멍 가게 하나를 찜해둔 곳이 있어 가봤습니다.
모두 고양이를 주제로 한 잡화점입니다.
할머니 한 분이 하시는 곳인데, 참 친절하시네요. 이런저런 물건 추천 및 설명도 해주신 것 같아요. 저는 무릎이 앞아 거리의 난간에 기대어서 기다렸습니다. 여기서는 아이들 우산을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몇년 전에 제가 교토 출장 땐가? 간사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 비가 와서 편의점에서 산 작은 우산이 너무나 튼튼하고 좋길래 이번에 애들 우산을 하나씩 사자고 했는데, 이 곳에서 사게 되었네요. 우산도 포장지로 포장까지 해주셨어요.
고양이 잡화점에서 구경을 마치고 심바시역으로 가는 길에 사람들이 줄을 선 작은 가게를 발견.
뭔가 봤더니 무슨 붕어빵 같은 걸 팔더군요.
궁금해서 하나씩 맛보기로 합니다.
우리네 붕어빵은 물고기 모양만 딱 찍어내는데, 여기는 바깥에 꽤 두껍게 틀이 찍혀 나오네요.
속은 팥 또는 커스터드 크림을 선택할 수 있었어요.
아주 새로운 맛은 아니었지만 맛있게 먹었네요. 먹으며 가다보니 심바시역 도착.
여기서 오다이바로 들어가는 유리카모메 타고 오다이바 진입~!
아직 피로가 안 풀린지라 조금만 걸어도 힘들다고 합니다.
저 앞에 모퉁이 돌면 1:1 크기의 건담 있는데, 그건 안 보겠대요. T_T
바로 다이바시티 건물로 들어가 고디바 매장에서 초코 음료 2개 시켜 기력 보충.
여기서는 규영이가 이 가게 저 가게 구경하면서 무척 좋아하네요. 아빤 그냥 통로에 주저앉아서 기다리고... T_T
다이버시티에서 구경을 어느 정도 마치고 비너스포트로 이동.
이동하는 중에 오다이바의 명물 대관람차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
이쪽으로 들어가니 바로 History Garage라는 자동차 박물관이 바로 나오네요. 여기 한바퀴 쓱 돌아보고... (저는 세번째 온 거지만 ^^)
비너스포트의 유명한 거리로 이동.
실내인데 천정에 스크린을 두어 하늘처럼 만들고 유럽풍 건물로 인테리어를 해서 마치 유럽의 거리를 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곳입니다.
여기는 제가 전에 (2008년) 혼자 와서 한 캐릭터 매장에서 아이들 선물을 사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던 기억이 있어 이 곳으로 가보자 한 거죠. 그 캐릭터 매장에도 갔는데, 예전보다 많이 규모가 작아졌지만 아이들(특히 규영)이 한참 구경하더군요. 저는 무릎이 너무 아파서 근처 휴게 공간에서 혼자 좀 쉬었습니다.
한참 구경하고 자잘한 것 사고서는 밖으로 나가는 길에 로마에 있다던 '진실의 입'이 보이길래 그 앞에서 영화 로마의 휴일 얘기 등을 하며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줬습니다. 겁도 없이 손을 쑥 넣은 세영. ^^
이 곳에 토요타 전시장이 있는데, 그건 볼 시간이 안 되어서 그냥 경주용 차 몇 대만 사진을 찍고 이동...
대관람차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고 해서 갔더니, 타보고 싶답니다.
생각해보니 규영이는 아기 때 에버랜드에서 타봤는데 세영이는 타본 적이 없습니다.
이럴 때 타보지 언제 또 타보겠나 해서 표 구입해서 입장~
올라가면서 주변 건물 옥상에 있는 하트 모양을 확인하라는 글을 어디서 봤다나?
저 쪽에 건담이 보이네요. (정말?) 흐흐. 후지 TV 건물도 보이고...
레인보우 브릿지와 도쿄 시내의 야경...
이게 아주 높더라고요. 정말 오래간만에 이런 걸 타서 그런지 무서우면서도 재밌네요.
아이들도 무척이나 즐거워 합니다. 일단은 재미도 있으면서 앉아서 쉴 수도 있어 좋았던 것 같아요. 하하.
여기서 나왔더니 아이들이 기분이 더 좋아졌어요.
전철 역쪽으로 가다가 들어간 Decks 쇼핑몰이 또 은근 재밌더라고요. 거기에서 구경 좀 하다가 위로 올라가니 다코야끼 행사가 있더라고요. 오사카 주변의 간사이 지방 음식인 다코야끼를 여러 가게에서 팔고 있더군요.
시간이 늦어 판매를 하는 곳이 한 곳 밖에 없어 그 곳에서 한상자 사서 맛보았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다코야끼!
늘 주말에만 왔다가 평일 저녁에 오니 사람이 별로 없네요. 원래 저 다리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 엄청 많은데...
그래도 애들도 피곤해 하고, 밤이 되니 춥기도 하고... 그래서 애들이 사진 찍는 걸 시큰둥했는데 그냥 막 우겨서 찍었어요.
이상하게 생긴 구조물(?)도 있어 부부 사진도 한 장. ^^
저녁을 제대로 안 먹었는데, 이것저것 군것질로 저녁을 대신...하진 않고 들어가면서 삼각 김밥 몇개 사서 숙소에서 먹었어요.
셋쨋날은 제가 좀 힘들었는데, 그래도 계획했던 곳들을 가족들이 모두 좋아해서 흐뭇했습니다.
숙소에 들어오니 거의 11시쯤?
사실 마지막 밤이어서 나가서 한잔 하고 싶었는데 그냥 쉬기로...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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