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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9. 공방에도 봄이 왔네요.

미친도사 2016. 4. 10. 07:41

어제는 공방 가는 날.

날이 흐리진 않았는데, 미세먼지 농도가 좀 높았던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환기한다고 창문열었더니 공기청정기가 우웅~ 세게 돌길래 앱으로 확인하니 (샤오미 청정기!!! ^^) 평소 실내 값의 3-4배쯤 높은 값이 측정되더군요. 얼른 닫았습니다. 참내....


친구랑 운동하기로 한 규영이는 집에 있고, 세영이와 셋이서 공방으로 이동.

다른 날보다 차가 좀 많네요. 음... 우리 일행 넷에 다른 가족이 두 집이 더 있었습니다.


공방 주변에도 개나리, 진달래가 피면서 봄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뒤뜰 위쪽으로 버섯 키우는 곳. 나중에 저기에서 표고버섯 몇 개 따주셨는데, 아... 정말 끝내주더군요. 감탄하며 먹느라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그냥 생 것을 통으로 베어 먹어도 맛있고, 썰어서 구워 먹어도 맛있고... 썰었더니 색과 맛이 문어 숙회 같기도 하고... 


뒷밭에 뭐 심으시려고 퇴비 작업하셨다더군요. 어쩐지 꾸리꾸리 냄새가 좀 나더라니. 하하.


우리집에서 온 오골계들은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범준이 어머님이 외팅어 맥주 몇캔을 갖고 오셔서 아빠들의 밥 먹기 전에 한잔씩 마시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2년 전에 애들 유치원 이벤트로 공방에 한번 와봤던 두 가족이 주말을 보내기 위해 왔는데, 그 아빠들과도 함께 했습니다.

공방 사장님이 우리 팀 칭찬을 한참 하셨는지, 저희를 아시더군요. ^^

우리의 공방 라이프 얘기 한참하다가, 아이들 크는 얘기 좀 하다가...


보경이 아버님은 TV 스탠드 만드시느라 조금 늦게 합류.

불붙이고 솥뚜껑 잘 정비해서 고기 구울 준비. 불 좋습니다!


정말이지 매달 구워 먹는 공방 삼겹살이지만, 정말 비주얼부터 끝내줍니다. 흐흐.


아이들 먹는 것 미리 구워주고, 아빠들 먹을 건 솥뚜껑에서 일단 익히고 불이 좀 잦아든 후에 직화로 기름기 빼줍니다.


옆에 철판에서 마무리.


고기 시작하면서, 희원이 아버님께서 갖고 오신 와인으로 술이 이어집니다. 맛있었는데, 뭐였는지 사진을 안 찍었네.


막 딴 표고버섯 구워먹기. 막 먹다가 생각나서 사진은 이게 다입니다. 풉.


사장님이 기분이 좋으신지 날도 좋고 하니 불 옆에서 바로 먹자고, 공방 이자까야 오픈!


별게 아니고 고기 굽는 도구들 있는 틀에 나무판으로 간이 탁자 하나 만들어 놓은 겁니다.


반찬 몇가지 갖다놓고, 김치도 같이 구워서 고기 구워서 술한잔. 더 이상 좋기 어렵겠습니다.


세번째 술은 2월 말에 일본에 가족 여행 갔을 때, 가파바치의 한 술 가게에서 아주머니가 추천해주셔서 산 약 2000엔짜리 사케.


술박사 희원 아버님께서 보시더니 꽤나 유명한 술이라네요. 맛이 정말 좋더군요. 다음에 또 하나 사오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술을 적당히 먹고, 옆에 테이블로 이동해서 밥 먹었습니다.



맛있게 구워진 고기 외에 공방에서 직접 키우거나 주변에서 캔 나물 반찬에 김치찌개... 그리고, 정말 어떻게하면 이렇게 튀겼을까 싶은 고추 튀김. 정말 배가 꽤 부른데도 밥이 저절로 먹어지는 묘한 경험을 또 합니다. 사케 다 마신 이후에 소주 한병 더 땄네요. 이힛.


지난 달에 아빠들이 다들 안 계셔서 저혼자 사장님 내외분이랑 같이 한잔 했는데, 어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재밌습니다.


밥을 다 먹고 쌰샤삭 치운 야외 테이블. 이렇게 찍으니 더 운치가 있네요. 안 그래도 운치있는 공간이지만. ^^


오래간만에 뒷뜰에 불 피웠습니다. 따뜻~하지요. 공방에서 잘 먹고, 이렇게 불 쬐는 시간 참 좋습니다.


신참 가족들은 깻단 태우는 걸 못 봤다길래, 사장님이 마지막 남은 깻단 태워주셨습니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의 사장님. 정말 깻단은 엄청나게 불이 커져요. 깻단에 조금 붙어있는 깨들이 탁탁탁 타는 소리와 냄새. 기가 막히지요. 


아이들은 옆에 계단으로 올라가서 불놀이 구경합니다. 불이 얼마나 높이 올라가던지 다들 시선이 높은 곳을 향하고 있군요.


마지막으로 활활타고 있는 불. 가까이 있기 힘들 정도로 활활 타고 있어요.


하지만, 깻단은 정말 훅~ 타고 훅~ 꺼져버립니다.


그 남은 불에 아이들은 나무 막대 하나씩 구해와서 불 헤집으면서 놉니다. 좀 큰 애들은 시큰둥하고, 좀 어린 애들은 여전히 재밌게 잘 놉니다. 신참 가족의 큰 아이들은 아직 많이 어린지라 혼자는 못 하고 아빠가 도와주는데, 보고 있자니 아빠들이 더 신나서 불을 헤집고 노는 것 같습니다. 하하.


이렇게 공방에서 편하게 몇 시간 잘 보내고 왔습니다.

어제 아빠들끼리 얘기하다 보니, 우리가 이렇게 함께 공방에서 시간 보낸 것이 벌써 10년이더군요. 정말 공방이란 따뜻한 공간을 통해 좋은 분들과 함께 꾸준히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벌써 다음 달 공방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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