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Culture/공연 중독

[공연후기] 11년 만에 다시 만난 Dream Theater ! @ 블루스퀘어, 2023.04.25.

미친도사 2023. 5. 7. 23:50

 

89년에 등장했고 92년 2집 Images and Words로 헤비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로 세상을 놀라게 해서 지금까지 연주력 하나만은 최고의 밴드인 드림씨어터가 2017년에 Images and Words 25주년 투어 이후에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했다.

 

나는 이들의 공연을 세 번 본 적이 있다. 2000년 첫 단독 내한 공연을 포함해서 2008년, 2012년 내한 공연을 봤다.

2012년 내한 당시가 이들의 창단 멤버이자 드러머였던 마이크 포트노이(Mike Portnoy)가 밴드와 결별하고 마이크 맨지니(Mike Mangini)가 합류하고 낸 첫 앨범의 투어였다. 이 공연이 내게는 너무 재미가 없었다. 드럼 셋이 엄청 화려하긴 한데, 뭔가 연주들이 재미가 없고 그냥 연주만 잘하는 그런 느낌? 그래서, 그 이후 내한 공연은 다 안 보았다.

사실 2017년의 Images and Words의 25주년 투어는 관심이 있었으나, 유튜브를 통해 보는 그들의 공연에서 보컬 제임스 라브리에의 목소리가 너무나 엉망이어서 보고 싶은 마음을 접었었다. 당시 공연을 본 사람들은 매우 재미있었다고는 했던 것 같다.

 

아뭏든 현재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John Petrucci – guitars (1985–present), backing vocals (1989, 1996–present)
  • John Myung – bass (1985–present)
  • James LaBrie – lead vocals (1991–present)
  • Jordan Rudess – keyboards (1999–present)
  • Mike Mangini – drums (2010–present)

 

코로나 기간이 끝나고, 옆나라에는 대형 메탈 밴드들이 속속 오는 와중에 한국으로 건너오는 밴드 소식은 거의 없던 우울한 2023년 초. 그런데, 드림씨어터의 내한 공연 소식이 전해졌다. 오래간만의 대형 밴드 내한 공연 소식이라 그런지, 평일 공연이지만 일찍 매진이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랬지만, 나는 그러려니 ...

그러던 중에 회사에서 워크샵을 가면서 젊은 직원이랑 한 방을 쓰게 되었는데, 이 친구가 취미로 친구들이랑 하는 밴드에서 드럼을 친다. 1년 반 가까이 회사에서 음악 얘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얘기하다 보니 이 친구가 마이크 포트노이 광팬이었다. 그러면서, 예전에 와이너리 독스 내한 못 간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나는 포트노이 시절 드림씨어터 공연을 두번 봤었고, 그 얘기 하다가 드림씨어터 내한 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그러고는 며칠 후에 공연이 하루 추가되었다는 소식을 전했고, 그 친구가 표를 구입해서 가게 되었다. 기획사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인 포스터 증정 이벤트도 내가 전해줘서 당첨이 되기도 했다.

 

공연이 있는 날의 바로 전 주말에 갑자기 음악으로 알게 된 동생 순국씨가 연락이 와서는 드림씨어터를 같이 보자는 거다. 헛. 이게 누가 옆에서 찌르니 보고 싶은 마음이 확 드네. ㅎㅎ

 

공연 날은 비가 좀 왔다. 많이 온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슬보슬. 새로 이사간 회사에서 버스를 타고 공연장이 있는 블루스퀘어까지 갔다. 뮤지컬하는 극장도 사람이 꽤 있고, DT 공연하는 쪽도 사람이 적지 않다. 추가로 생긴 공연은 텅텅 빌 줄 알았는데 ... 흠. 순국씨 만나서 입구에서 인증샷 하나 찍고 입장.

순국씨랑 나.

온라인에서는 대화도 많이 하고, 공연장에서 잠깐씩은 만나서 얘기는 나눴지만, 이렇게 함께 공연 보는 건 처음이네. 이 친구랑 알고 지낸 것도 10년 넘은 것 같다.

 

공연장은 지하에 매표소 기준으로 지하에 위치하는데, 우리 자리는 2층 객석이다. 헐! 정가운데다.

무대는 매우 단출했다. 심지어는 드럼셋도 싱글 베이스 구성으로 늘 엄청난 드럼셋으로 장식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무대 뒤에 스크린이 크게 있는 것 외에는 썰렁하다 싶을 정도로 깔끔했다. 그리고, 공연장이 썰렁할 거란 예상과는 달리 거의 전석이 꽉 찼다.

 

공연은 딱 예정한 시각인 8시에 시작했다.

 

곡 하나하나에 대한 얘기는 별로 할 게 없다. 그냥 CD랑 똑같았다. 셋리스트는 다음과 같았다.

 

 

이대로 애플뮤직에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면 1시간 53분이다. 공연이 10시에 끝났으니, 딱 2시간 공연이었는데, 중간에 인사하고 멘트 좀 하고 앙코르 타임 좀 있었고... 그냥 CD랑 플레이타임이 똑같았다 해도 무관하다.

 

셋리스트로 재생 목록을 유튜브와 애플 뮤직에 만들어놨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iQpw8IWk49hNp-DOckaXAM2FlmYKx-2o 

 

Setlist: Dream Theater / Top of the World Tour 2023 @ Blue Square, Seoul, Korea - 2023.04.25

Setlist of Dream Theater Live at Blue Square in Seoul, Korea on 2023.04.25.

www.youtube.com

https://music.apple.com/us/playlist/setlist-dream-theater-top-of-the-world-tour-2023/pl.u-3YX4IP1rbJGX?l=ko 

 

Setlist: Dream Theater / Top of the World Tour 2023 @ Blue Square, Seoul, Korea - 2023.04.25 by Kwon Hee Cheong

Playlist · 12 Songs

music.apple.com

 

다만, 그 살벌한 연주를 직접 그들이 했고, 우린 그걸 보고 열광했다.

사실 두번째 곡이었던 6:00가 너무 좋았던지라, 그 이후는 모두 보너스 같단 느낌이 들 정도였다.

 

정말 엄청난 연주를 하면서 모두 너무나 평온해 보였다. 보컬인 제임스 라브리에 제외하고... 라브리에는 라이브에서 안정적이었던 게 별로 기억이 없긴 하다. 원체 곡이 어렵기도 하고 높은 대역인데, 낮춰서 부르지를 않으니 힘들어하는 것 같다. 그래도, 그 음색이 여전히 좋고, 나머지 멤버들이 너무 뛰어나서 라브리에는 그냥 봐주는 것 같기도 하다.

 

 

존명과 존 페트루치의 연주는 그냥 최고였다!

 

 

Pull Me Under 떼창이 대박인데, 라브리에는 좀 심했다. ㅋ

 

11년 전에 본 공연보다 지루함을 덜 느꼈고, 이번 새 앨범 곡이 꽤 괜찮았다.

몇몇 곡에선 드림씨어터의 멤버들은 극한 직업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긴 했는데, 그게 너무 편하게 보이니 대단하긴 하다.

 

이번 투어의 컨셉이 약간은 심플함이었을까? 뒤의 영상은 조금은 조잡한 감이 없지 않았으나 심플한 무대 자체를 보완하는 느낌이 좋게 보였다.

멤버들 모두 너무 멋졌는데, 난 역시나 베이시스트에 관심이 많나 보다. 존 명, 진짜 너무 멋졌다. 6현 베이스에 무시무시한 핑거링으로 너무나도 평온하게 연주하는 모습은 정말 눈을 떼기 쉽지 않았다.

그리고, 멤버들도 나이가 좀 들어서인가 예전보다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 전해져서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관객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큰 호응으로 공연을 즐겼다. 오래간만의 대형 밴드 공연이기도 했을 것이고, 원래 인기 있던 팀이기도 했기에 그랬을 것이다.

 

나에게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번 공연은 지루함이 덜 했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이번 신보를 좀 처음부터 들어봐야겠다. 이번 셋리스트는 틈날 때마다 한번씩 듣고 있다.

 

옆나라에 많은 밴드들이 오는 와중에 우리나라에서 이틀이나 공연을 해서 반가웠고, 속속 대형 밴드들 많이 일본 공연 오는데 우리나라도 좀 왔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이번 공연 후기는 사진 몇 장과 추가하고 여기까지!

어려운 연주 잘 하기론 정말 최고의 멤버들!
이건 딱 봐도 Caught in a Web
딱 봐도 2집 Images and Words 곡 연주 중!
Pull Me Under랑 Caught in a Web에서는 관객 덕 좀 본 제임스 라브리에. ㅋㅋ
마지막에 무대 앞쪽에 관객이 건네준 태극기를 잠시 펼쳐 들기도 하면서 마지막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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