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첫번째 음반을 발표한 정성하군. 1집이 유튜브에서 사랑 받은 카피곡 중에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곡 위주였다.
올해 자작곡과 직접 편곡한 곡들 위주로 2집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번에도 독일의 기타리스트 울리 뵈거르스하우젠(Ulli Boegershausen)이 프로듀싱을 할 예정이다. 수록곡 선정과 악보 정리 같은 작업은 이메일을 통해서 해오고 있다 하는데, 울리 선생이 성하군의 연주를 확인하기 위해 방한을 했다. 그러면서, 서울과 부산 각 1회씩의 공연이 예정되었다.
성하군이 독일에 갈 때마다 이들 두 기타리스트의 합동 공연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이들의 합동 공연은 처음이어 나름 기대가 컸다.
울리 선생은 독일의 중견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로 일찍이 성하군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 후원자로 자처하고 나서, 지금은 성하군이 울리 선생을 영원한 스승이라 하고 있다. 성하군은 지금 레이크우드(Lakewood)란 독일의 어쿠스틱 기타 회사의 시그너처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또한 울리 선생의 주선으로 레이크우드에서 협찬했고, 사용하는 기타줄 역시 울리 선생의 것과 같은 회사 제품일 정도로 성하군은 많은 부분에서 울리 선생의 영향을 받았다 하겠다.
공연이 다가오는데, 회사일은 계속 바빠지고... 오전에 잠시 출근했다가 집에 와서는 이것저것 챙겨서 공연장으로 고고~!
공연장은 2호선 지하철 이대역 근처에 있는 마포 아트 센터... 버스 타고 지하철 탈 계획으로 버스를 타고 서울 입성. 그런데, 남산 터널에서 버스가 멈춘다. 어~ 이게 뭐야. 길이 너무 많이 막혀서 터널 안에서 30-40분은 있었던 듯.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지하철로 옮겨 타고 이대역에서 하차. 그런데, 마포 아트 센터가 역에서 멀다. 비는 와서 습하고 요새 바쁜 업무로 몸은 힘들고. 헉헉
집에서 나선지 2시간도 더 되어서 공연장에 도착하니 그리 넓지 않은 로비에 사람들이 많다. 팬카페의 자원 봉사자들이 CD를 팔고 있었다. 성하군의 CD는 1만원인데, 울리 선생의 CD는 3종이 각 15,000원이었다. 이게 울리 선생의 홈페이지에선 15.5유로에 팔고 있는건데, 야호! 울리 선생이 성하군의 CD가 1만원에 판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고 한다. 성하군의 CD가 울리 선생 홈페이지에서는 15.5유로에 팔리고 있어서인 듯하다.
티켓 수령하면서 팬카페 회원들 더 만나 인사하고는, 자원봉사자들 옆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울리 선생 CD 석 장 중에 최근 두 장 구입. 나중에 사인 받아야지~
공연장은 그리 크지 않은 듯. 자리는 거의 중앙에 앞에서 세번째 자리. 단출한 무대에 두 기타리스트의 이름을 프로젝터로 비추고 있었다.
성하군과 친분도 있고, 기획사인 프리덤 콘서트 소속인 김종걸님이 오프닝으로 무대를 여셨다.
김종걸님의 연주는 몇번 안 들어봤지만 들을 때마다 힘이 느껴진다. 그리고, 나름의 스타일로 확립해 가고 있는 듯하다.
최근에 완성한 아직 제목이 안 붙은 자작곡 한 곡을 포함하여 세 곡을 연주하고 들어가셨다. 곧 앨범이 나온다는데, 기대된다.
김종걸님이 들어가시고, 성하군의 무대를 위해 두 분이 나오셔서 잠깐 무대 정리를 하셨는데... 바로 프리덤 콘서트의 김대표님과 택사마라는 것 사람들 알았을까... 하하.
분홍색 남방에 타이트한 흰색 바지를 입은 성하군이 등장! 기타 한번 가볍게 퉁기고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정성하입니다"
인사와 함께 자신의 평생 멘토이며 아버지 같은 분인 울리 뵈게르스하우젠과 함께 하는 뜻깊은 공연이라고 이 날 공연의 의미를 전달했다.
성하군은 조율 중.
첫 번째 곡으로는 올해 나올 두번째 앨범의 타이틀 곡이라면서 'Irony'를 소개했다. 약간 신비로운 느낌의 곡이라 설명을 했다.
이 곡은 작년 겨울 공연에서도 첫 곡으로 연주했는데, 곡이 차분하면서도 중반 이후에 화려한 양손 태핑으로 처음부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좋은 곡이라 생각한다. 아, 그런데 몸이 너무 힘드니까 집중이 잘 안되는구나. 이런이런...
언제나 그렇듯이 성하군은 매 곡이 끝날 때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조율을 한 후에 자신의 곡 중에 가장 재즈적인 느낌의 곡이라면서 연주한 'Farewell'. 이 곡이 재즈적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는데, 성하군의 설명을 듣고 재즈 연주를 상상해본다. 재즈 기타에 브러시로 치는 드럼 소리... 흠. 그러고 보니 재즈 느낌이 나네. 하하. 이 곡을 한다고 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어, 이 곡은 거의 마지막에 연주해야 할텐데...'
다음 곡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다고 소개한 마룬 파이브(Maroon 5)의 'This Love'. 마룬 파이브의 기타리스트가 자신의 동영상을 트위터에 소개해줘서 기분이 좋았다는 소감도 전했다. 마룬 파이브는 개인적으로도 근래 등장한 밴드 중에 관심 갖고 보고 있는 밴드 중 하나인데, 보컬이 참 개성있는 목소리를 갖고 있다. 성하군의 편곡이 많이 세련되어져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곡이 아니었나 싶다. 이들도 내한 공연 몇번 했는데, 아직 한번도 못 봤네. 근작이 맘에 안 들어서 살짝 주저하고 있긴 하다. ^^
성하군이 실제로 기타 반주를 해서 우리에겐 많이 익숙한 나르샤의 'I'm in Love'가 이어졌다. 본인이 피쳐링을 했지만, 기타곡으로 연주해보고 싶어 편곡을 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이 원곡을 참 좋아하던데, 왜 난 기타 소리 외에 노래가 가사는 전혀 귀에 안 들어오는지... 그래서, 이 곡은 성하군의 편곡이 더 좋게 들린다. 하하. 그런데, 살짝 잠이 오려 하는데?
다음 곡은 조율이 상당히 낮게 가는 것처럼 들린다. 뭘까 싶었는데, 아... 이 공연이 있던 6월 25일이 마이클 잭슨 타계 2주년 되는 날이었다. 그를 위해 'Beat It'을 연주. 처음이 리드미컬한 바디 태핑으로 시작하는데, 살짝 소리가 잘 안 들려서 메인 멜로디와 살짝 부조화스럽게 들렸다. 게다가 중간에 삑사리!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은근슬쩍 잘 넘어가는 성하군. 하하. 이 곡은 사실 원곡에서 기타를 치는 인물이 80년대의 하드락/헤비메탈 기타계에서 혜성처럼 등장하여 엄청난 테크닉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에디 반 헤일런 (Eddie Van Halen)'이다. 그래서, 마이클 잭슨 곡 중에서도 기타가 제일 화려한 곡 중 하나이기도... 그래서, 중간의 기타 솔로 부분이 살짝 아쉽긴 하다. 하하.
중학교 1학년 때 만든 곡인데, 많은 사람들이 어두운 곡이라서 의아해 한다고 한다면서 자신이 애늙은이였나 보다라는 엉뚱한 얘기로 다음 곡 'Hazy Sunshine'을 연주한다. 흠. 난 그리 어둡게 느끼지 않는데... 작년 9월 공연 후기에도 쓴 바 있는데, 이 곡을 작곡할 당시가 내가 성하군의 대외 이메일을 번역해줄 때였고, 이 날 또한명의 주인공인 울리 선생이 극찬을 했던 곡이어서 나름 당시 번역하면서 흐뭇해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난 9월 공연 후기는 여기에서 확인 가능 [여기 클릭]
가끔 피아노로도 연주한다는 이루마의 피아노곡을 편곡한 'River Flows in You'가 이어졌다. 2집에도 수록될 예정이란다. 이루마도 좋아해준 연주라 한다. 이거 계속 잔잔한 곡이 나오니 몸이 계속 눕고 싶어진다. 이런이런.
동생이 좋아하는 곡이라고 하니, 다들 소녀시대 '훗'을 기대했나 보다. 그런데, 아이유의 '좋은 날'이라고 하니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진다. 이게 듣기는 좋아도 치기 무척 어려워서 실수해도 양해바란다고 하면서 시작. 요새 아이유가 진리라는데, 원곡을 한번 들어봐야 할텐데 말이다. 흠. 딱히 실수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곡이 산뜻하고 밝은 느낌이어서, 비오는 밖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대중적인 곡이어서 그런지 박수소리도 많이 컸다.
얼마 전 일본 투어에서 함께 한 타나카 아키히로(Tanaka Akihiro)에게 이틀간 배우고 사흘째 함께 연주했다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수록곡 My Favorite Things. 지금까지 성하군이 연주한 곡 중에 처음으로 자신의 곡/편곡이 아닌 유일한 남의 곡이었다. 야, 이젠 자기 곡만으로도 충분히 공연을 꾸려갈 수 있다는 생각에 잠시 뿌듯했다. 이 곡이 1부의 마지막이라 한다. 마지막의 속주 마무리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야~ 저거 일렉기타에 디스토션 팍 걸어서 연주되어도 멋질 듯한데. 흠...
쉬는 시간이 15분간이라는데, 자리 바로 앞에 계신 분께서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하신다. 팬카페에서 활동하시는 연장자이신데, 가족과 함께 오셨나 보다. 참 신기한게, 처음 만나는데 꽤 여러번 만난 사이처럼 얘기를 하게 된다.
이 쉬는 시간동안에 울리 선생이 잠시 무대에 올라오셨는데, 무슨 점검을 하시나 보다. 홀에 남아있는 관객들의 환호에 밝게 웃으시며 손을 흔들어 주신다. 하하.
성하군은 무대 중간의 의자에 앉아서 연주를 한 반면, 울리 선생은 마이크를 무대 왼쪽에 세워두고는 무대 전면에서 서서 연주를 하셨다. 이렇게 와서 반갑다면서, 자기가 네이티브 영어 스피커가 아니니 영어를 천천히 말할 거라신다. 이렇게 재능있는 성하군이 자랑스럽다면서, 독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자기가 가는 곳마다 모든 사람들이 성하군에 대해 말한다고 하신다. 이 분이 독일 분이라 그런지 JUNG을 '융'으로 발음하신다. ^^
시작은 간단한 사운드 체크를 하고서는 신디 로퍼의 'Time after Time'으로 하신단다. 사운드 체크라고 하신 곡은 Overture
(지금 유튜브 찾아서 확인한 거다). 바로 Time after Time이 이어졌는데, 야~ 참 여유롭다. 성하군이 이 분의 곡을 많이 연주해서 귀에 많이 익숙한데 한결 여유로운 연주다. 서서 연주하는 모습도 참으로 멋지다.
곡이 끝나고, 다음 곡에 대해 설명하시면서 조율을 하신다. 성하군은 조율할 때엔 아직 아무 말도 안 하는데... 성하군은 아직 말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서겠지? 차츰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다음 곡은 씰(Seal)의 'Kiss from a Rose'. 야~ 이 곡도 잔잔하면서 멋진 곡이지. 흠~ 리듬에 몸을 맡기면서 연주하는 모습에 더 집중을 하게 된다.
다음은 갑자기 말을 많이 하시면서, 자작곡을 하신다는데 곡 설명이 거의 기타 강의다. 허걱. 갑자기 당황스러워진다. 어허... 영어로 듣는 것도 긴장해야 되는데, 이렇게 연주에 대한 설명을 이론과 곁들여 하시면 곤란한데... 어쨌든 리드미컬하면서도 잔잔한데도 곳곳에 속주가 있는 근사한 곡이었다. 제목은 Waltz
다음 곡은 나름 자신의 히트곡인데,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같은 곳에서 연주하는 걸 볼 수 있다 하시면서 이 곡은 앉아서 연주하시겠단다. 아, 이 곡도 아는 곡이다. 차분하고 아름답다.
새 앨범 수록곡인 Driving Down to Scarborough. 조율하면서 곡에 대한 설명을 짧게 하셨는데, 잘 안 들렸다. 이 곡은 경쾌한 곡. 성하군한테는 살짝 미안한데, 1부 성하군 연주할 때보다 좀 더 집중이 잘 된다.
다음 곡 설명하실 땐, 더 당황스러웠는데 관례적인 튜닝이 아닌 D-A-D-E-A-D (이렇게 말씀하신 듯)인데, 이게 어쩌고저쩌고 효과가 있다는 둥... 아~ 어려워 어려워. 어쨌든 이렇게 하니 울림이 더 좋게 들리는 것 같다. 아, 울리 선생은 참으로 학구적인 기타리스트인 것 같다. 제목은 Pass the Buck. 이 곡에선 정말 풍부한 소리가 난다. 야~
손에서 땀이 많이 나시는지, 틈틈히 손을 닦으신다. 흠. 원래 손에 땀이 많으신가? 아내도 손에 땀이 많아서 가야금 연주할 때 힘들 때도 있었다고 한 것 같은데...
자신의 솔로 파트의 마지막 곡이며, 다음에 성하군을 다시 불러올거라 한다. 피킹이 매우 어렵다고 소개한 마지막 곡은 Back Home to You. 원체 편하게 들리는지라, 어렵지 않은 것 같다. 하하.
연주 후에 바로 성하군을 데리고 나오겠다 하시면서 무대 뒤로 뛰어 들어가신다. 아니, 데리러 가는 데 저리 급하게 뛸 필요까진 없을텐데... 나중에 Adel님으로부터 들은 얘기론, 손에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손 씻기 위해 무대 뒤로 뛰어 들어오신 거라 한다. 하하하. 심지어는, 무대 위에 12현 기타 하나를 세워놨는데, 손에 난 땀에 신경 쓰느라, 12현 기타 연주는 까먹고 하지도 않으셨단다. 안 그래도 '12현 기타 연주는 언제 하나?'하고 기다렸는데! 쩝.
잠시 후 두 명의 주인공이 함께 무대 위에 등장. 울리 선생의 곡 소개. 성하군과 함께 연주한 영상이 유튜브에도 있는 Approaching Dark. 아~ 두 명이 반주와 멜로디를 번갈아가면서 치는데 참 멋진 곡이다. 같은 회사의 기타, 같은 회사의 기타줄, 그리고 스승과 제자. 두 연주자의 기타 톤은 너무나도 비슷하여서, 1인이 더빙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비슷했다.
울리 선생은 약간 성하군 방향으로 향해 연주하는 반면, 성하군은 울리 선생을 바라보고 연주를 하고 있어, 오른쪽 끝에 앉은 관객들은 내내 성하군 등만 보였을 듯.
마지막으로는 One of Us를 연주할 거라면서, 짧막한 감회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성하군의 One of Us의 메인을 연주하고, 울리 선생은 바디 태핑으로 박자를 넣다가 후렴구는 함께 연주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두 연주자가 인사하고 들어가자, 관객들은 큰 박수로 앙코르를 요청했다. 이번엔 성하군이 말을 한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고 저쩌고...' 울리 선생이 '감사합니다'는 알아듣는단다. 하하. 앙코르 곡은 Abspann. 아주 생소한 곡인데?
진짜 마지막 인사를 하고 두 주인공은 무대를 나갔다. 혹시나 해서 관객들은 더 큰 박수를 보냈지만, 공연장 안에 조명이 켜지면서 정말로 끝났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공연이 끝난 후엔 언제나 그렇듯이 사인회가 있다. 이번에는 로비에 책상 두 개를 나란히 두고 했는데, 그리 넓지 않은 로비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서 늘어선 줄을 2층으로 유도해야만 했다. 울리 선생이 3종의 CD를 판매용으로 갖고 오셨는데, 2종이 서울 공연에서 매진이 되어 부산 공연에는 1종만 팔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공연 전에 2종을 구입해놓길 잘 했어. 큭큭.
포스터에 사인 받는 사람, 어쿠스틱 기타 위에 사인 받는 사람, CD에 사인 받는 사람 등 참으로 다양했다. 또 사인 받고자 하는 곳의 바탕색에 따라 펜을 바꿔서 사인하느라 두 연주인은 좀 복잡했을 것이다. 또, 기념 촬영도 하고... 팬카페 자원 봉사자들은 CD 판매와 사인회에서 도우미 역할을 했는데, 다들 자원 봉사 유경험자들이어서 내가 말 안 해도 잘 한다.
성하군 공연엔 매번 외국인들도 꽤 있는데, 이번 서울 공연 역시 몇 명의 외국인 일행이 사인 받기도 했다. 다들 반가움에 얼굴에 희색이 만연했다. 이렇게 사인을 받는 와중에 밖에 지나가던 행인이 뭔가 하고 구경하러 아트홀에 들어오기도 했는데, 어떤 이는 '와~ 정성하네!'하면서 은근 슬쩍 사인받는 줄에 서는 것 같아 보였다. 하하.
[사인하다가 왜 나를 쳐다 보았을까?]
나는 성하군 사인은 많은 편이라 포스터, 티켓, 그리고 카페지기임을 알리는 명찰에만 받았고, 공연장에서 산 울리 선생의 CD 두 장과 전에 산 핑거스타일 기타 컴필레이션 음반 'My Love, My Guitar'의 부클릿에 울리 선생의 사인을 받았다. 울리 선생이 부클릿을 보고 잠시 의아해하더니 표지를 보고는 아~하시더군. 흠.
사인회는 거의 1시간 가량 걸린 것 같다. 성하군에겐 종종 있던 일이긴 한데, 울리 선생한테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시차 적응도 안 되셨을 텐데, 공연에 1시간 가까이 수백 번의 사인을 하셨으니 피곤하신 듯.
카페에서도 얘기했고, 공연 중간에 얘기도 해서 사인회 끝나고 팬카페 회원들 단체 사진을 찍었다. 물론 팬카페 회원들이 훨씬 더 많이 오셨지만, 사인회가 10시 반 가까이 되어서 끝난지라 먼 곳에서 오신 분들은 먼저 가셨다. 온라인으로는 알지만 처음 뵙는 분들과 반가운 인사 나누면서, 이렇게 우리 카페도 커나가고 회원들간의 결속이 강해지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밖에 나와 늦도록 애쓴 자원 봉사자들과 남은 회원들과 인사를 하고는, 두 명의 운영자와 친구님과 바로 앞에 있는 치킨 집에서 간단히 치킨에 맥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하고는 12시 되기 전에 헤어졌다. 집에 오니 1시 반쯤 되었지만...
바쁘고 정신없이 보내는 나날이었고, 공연 보기 전까진 무척 힘들었는데 공연이 진행되면서 점점 긴장과 피로가 풀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일주일 동안 또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지만, 밤마다 공연 후기 쓰면서 그 날의 행복함을 다시 기억해 낼 수 있어 좋았다.
두 명의 기타리스트가 정해진 시간 내에 연주를 하다보니, 좀 더 다양한 음악을 듣기 힘든 단점이 있었다. 성하군 순서에서는 자작곡 혹은 자신의 편곡 위주여서 뿌듯함도 느끼면서도 예전의 유튜브 히트곡을 듣고 싶은 맘도 생겼고, 울리 선생의 순서에서는 원체 이 분의 스타일이 차분하여서 자칫 지루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물론 난 너무나 흥미 진진하게 들었지만, 울리 선생의 단독 공연이었으면 잠깐은 졸았을 것 같기도 했다. 듀엣 곡으로는 무난한 선곡이었으나, 성하군과 처음 만남에서 연주했던 Hit the Road Jack이 좀 더 흥겨운 분위기의 앙코르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신/구 핑거스타일의 거장의 연주를 함께 볼 수 있는 의미있는 공연이었다. 저 두 사람의 인연이 계속 지속되어 성하군의 음악적인 발전을 기대하고, 성하군의 2집도 훌륭하게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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